오전 병원에 들려서 우리 아가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어찌나 잘 크는지..엄마아빠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울아가 넘넘 잘 크고 있다고 하니 기분이 좋았어요..

점심무렵부터 하늘이 컴컴해 지더니 한바탕 비가 올 것 같더라구요. 기상청에서는 밤이 되어서야 온다고 하던데..역시..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비가 주룩주룩...우루루루 쾅쾅!!!

9개월 된 임산부가 외출하기에는 좀 무리인 날씨였죠..
신랑이 집에서 쉬는게 좋지않냐는 말을 뿌리치고 가자고 했죠. 왜냐면 그날 아주 특별한 이벤트를 위해 시골에서 바쁘다는 엄마를 억지로 올라오게 했고 울 아가 음악을 무지 좋아하거덩요
집에서도 음악을 들려주면 그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태동을 열심히 해서요.
그래서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이번 콘서트에 가고 싶었죠..
이렇게 신랑이랑 엄마와 빗속 길을 뚫고 1시간가량되는 거리를 버스-지하철을 환승해서 열심히 갔죠.. 영문도 모르고 가시는 엄마 얼굴에 이게 뭐냐는 표정이였죠..후훗..

가니 벌써 많은 분들이 와서 자리에 앉아 있더라구요. 신랑과 같이 온 사람, 친정엄마와 같이 온 예비엄마, 친구랑 같이 온 예비엄마...다양하게 있더라구요..
좌석을 배정받고 화장실 갔다오니 벌써 음악회가 시작되었더라구요..


[1부 - 낯선 세계로의 여행]

수락고 음악선생님의 사회로 시작된 잔잔한 음악회..
목소리가 얼마나 차분하고 좋으시던지...울 아가 그 목소리가 좋았던지 연신 태동을 하더라구요..
그간 귀에 익었던 음악과는 다른 전통 클래식 음악이 연주되는데 피아노 선율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음악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 음악 선율의 깊은 의미는 몰랐지만 마음이 편안해 지고 입가의 절로 미소가 지어지더라구요..

그리고 그간 9개월동안의 울 아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구요.
임신사실을 안 순간... 느껴지지도 않는데 아가가 나에게 왔다는 사실로 감격했던 순간.
그리고 입덧으로 소화가 안되어서 음식을 거의 못먹고 지내던 순간..울아가에게 영양분이 안갈까 무럭무럭 자라지 못할까 노심초사했던 순간..
그리고 첫 태동을 느끼던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울컥했던 때..
점점 변하는 내 겉모습을 보면서 생명의 신비로움과 신기해했었을 때..
날로 힘차게 늘어나는 태동을 느끼며 아가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매 순간순간이 머릿속을 스치고 가더라구요...

소프라노와 테너분들의 노랫가락도 너무나 아름다웠답니다.

그리고 1부 중간에 나오셔서 자칫 가라앉을수 있는 분위기를 띄워주신 서실장님!!!
우렁찬 목소리로 이에프이에 대해 떨리는 목소리로 소개하는 모습이 어찌나 잼나던지..
그리고 이어지던 서실장님의 선물공세...예비아빠 엄마들을 긴장하게 만들었죠..
비록 경품을 받지못했지만 오랜만에 울신랑 쑥쓰러움을 떨치고 참여했답니다.
아가를 위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울 신랑 아빠될 자격이 충분하더라구요..후훗..
유모차가 꼭 필요했는데 넘넘 아쉬웠어요..^^

시끌시끌했던 경품시간이 끝나고 다시금 음악회에 몰입을 했죠..
신아리랑을 부러던 어느 소프라노(팜플렛이 없어서 이름을 기억못하겠어요..^^) 노래로 1부의 달콤했던 음악회는 끝이 났답니다.


[잠깐의 휴식]
음료수와 찰떡을 나눠주시는데 안그래도 출출하던 차에 딱이였죠..
밖에 나와서 맛나게 간식을 먹었는데 약간 모자랐죠... 9개월되니 식욕이 왕성해져서리^^
여튼 그렇게 15분의 짧은 휴식시간을 마치고 2부 음악으로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었죠..


[2부 - 눈물과 웃음 짓게 했던 시간]

엄마...
저두 이제 담달이면 엄마가 되는데 그간 엄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었죠..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게 엄마라는 존재같아요..
엄마에게 쑥쓰러워 그간 말못했던 것을 읽을려니 많이 쑥쓰럽더라구요..
엄마와 저...그리고 울아가, 신랑에게 잊지못할 추억이 되었을꺼에요..엄마도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하면서 돌아오셔서는 입가에 미소를 짓더라구요..
그리고 주신 꽃바구니도 평생처음 받는거라고..딸때문에 호강한다고 하시면서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다시금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신 이에프이에게 감사드립니다.

살짝 눈물을 훔치고는 현악 5중주의 귀에익은 영화음악이 계속되었답니다.
스팅과 파리넬리에 삽입이 되었던 곡은 귀에 많이 익은 곡이라 배를 토닥토닥 두드리며 선율에 따라 흥얼거렸죠...이렇게 즐기고 있는 순간 또 다시 나타난 서실장님...

모두의 환호속에서 등장하셨죠...
이번에는 아주 깜짝 이벤트를 하시는 거에요..의자밑에 행운권이 있다고...그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모두들 의자밑을 보는데..실장님이 웃으시길래 농담이구나 했죠..
그런데 두분이 나오시는 거에요...헉...다시금 의자밑을 보았죠..그런데 그 두분이 다였나봐요...
묵찌빠로 이기신 분은 카시트를..지신분은 상품권을 받으셨죠..
정말 깜짝 이벤트에 놀랐답니다..

그리고 가장 멀리에서 오신 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주도에서 오신분이 있더라구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엔젤스토리 콘서트를 보기위해 제주도에서 오시다니...그분께 케잌과 상품권을...아주 좋은 추억을 만드셨을 것 같아요..

이렇게 즐기는 사이에 어느덧 마지막 곡이 되어서 얼마나 아쉽던지...
앙콜공연에서 남자분의 노래가 넘 인상적이였어요...소주주소...명태!!
ㅋㅋㅋㅋ 너무나 유쾌한 음악에 신랑과 웃음 지었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역시나 빈손으로 보내지 않는 센스!!!
파란색 배냇저고리와 잡지, 로션샘플세트, DVD..울아들 아주 좋은 선물을 받았답니다. 배냇저고리를 하나더 살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잡지는 정말 유용했어요..출산을 한달앞둔 저희부부에게 필요한 정보가 너무 많더라구요..

이렇게 비오는 토욜오후 가슴 훈훈한 음악회와 함께한 후기에요..
10월3일날 또 한다고 하더라구요...많은 분이 저와 같은 훈훈한 마음으로 음악회에 참여하여 입안 가득 미소를 머금고 공연장은 나왔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