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콘서트 후기도 제가 거의 막차인가요 ? ~ 그래도 좋네요. 콘서트에 다녀온 후 이것저것 바쁜일들이 많아서 이제서야 후기방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이제 한번 이야기보따리 풀어볼까요 ?

제가 엔젤콘서트에 가고자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르시죠? 이제나 저제나 엔젠콘서트 공지가 뜰까 EFE홈피를 들락날락 들락날락한지 몰라요. 그 피나는 노력덕에 즐겨가는 카페에서 어떤 손빠른 분이 공지가 떴다는 글 올리기도 전에 전 먼저 알게되었어요^^ 그 성취감이란... 하지만 문제가 있었답니다. 함께 동반할 남편이 문제였죠. 음악듣기같은 정적인 취미생활을 즐기는 저와 달리 상당히 액티브한 저희 신랑, "설득하기 프로젝트"로 돌입했습니다. 머리를 굴려 절대 피해나갈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갔어요. 제가 생각해도 좀 지독하긴 했지만 어쩔수 없잖아요. 안양에서 미아삼거리까지 그 먼거리를 혼자가기엔 역부족이라서요. 그런데 이게 웬일... 역시 부모의 마음은 다른지... 제 뱃속에 있는 우리 소중한 호야를 위해서 가는거라고 생각했는지 생각보다 쉽게 허락하더군요. 허탈했슴다^^

자, 이제 남편 손잡고 전철로 한시간이 넘도록 엔젠콘서트를 향해갔죠. 이눔.. 뱃속에서 어찌나 꼬물락대는지 좀 힘들었고 지하철에서의 계단의 압박, 추적추적 비까지 내려주고 약간 힘들더라구요. 콘서트장의 분위기는 좋았지만 임산부가 앉기엔 힘든 의자(?)들이 줄을지어 놓여있더라구요. 전 키도 작고 허리가 짧아서 앞에 앉지 않으면 출연진 얼굴 보기 힘든데, 좀 늦었더니 뒷자리라서 집중하기 힘들데요. 하지만 남편왈, "음악은 귀로 듣는거니까 눈을 감고 감상해". 오호라! 덕분에 순수하게 아름다운 음악만 즐거이 감상했어요. 오히려 더 좋더라구요~ 간간히 저음의 음악이 들리거나 영화음악, 오페라음악이 나올땐 따라부르고 우리 애기도 반응하고...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무엇보다 중간중간 이벤트가 재미있었어요. 선물도 좋았구요. 자신감있게 참여하지 못하는 소심한 저나 남편땜에 좀 속상했지만 끼리끼리 만난다고ㅋㅋ... 누구 탓할 건 아니겠죠? 가장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몇번의 아픔을 겪고 곧 출산하실 딸과 친정어머니 사연이었어요. 저 정말 많이 울었어요. 휴지로 눈물닦고 완전 코까지 훌쩍이면서요. 저도.. 임신하기까지 너무 힘들었구요, 그 와중에 철없이 친정엄마 속 진짜 많이 썩여드렸거든요. 지금은 너무 후회되고 성심성의껏 잘해드리고 있지만 엄마는 아직도 제 비수같은 말들이 가슴에 남아있는것 같아요. 제가 나쁜딸이에요... 암튼, 그런 가슴 뭉클한 이벤트까지 마련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렸어요.

간식타임 때 서서 먹어야 하는 당혹감도 있었지만, 남편이 "참 좋네...이런 배려, 흔치않아"란 말 덕분에 기분 좋아졌구요. 제 옆에 의자에서 천사사진이나와서 카시트 놓친거 정말 아까웠어요. 이럴줄 알았으면 일찍와서 의자 바꿔놓을 걸.. 하는 생각 살짝 했더랬습니다. 으흐흐, 심보 고약하죠? 그래도 EFE감사드려요.

마지막으로 입에 발린 말씀 살짝할께요. 사회자님, 실장님, 또 출연진들, 스태프들.. 모두 감사드리구요. 제가 할 수 있는 보답은 출산준비물부터 EFE것으로 하는 것이겠죠? 기다리십시요. 담달에 백화점으로 달려갑니다요~ 앞으로도 좋은 자리 부탁드려요. 그럼 좋은 주말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