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는 우리 마눌님 배안에 있는 우리 둘째아기 이름이랍니다.
해피랜드 태교음악회에 당첨됐다고 마냥 좋아하던 아내에 비해 저는 그냥시큰둥했죠. 푹 쉴 수 있는 휴일에 어딘가를 가야하는 것이 조금은 불만이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넘 기뻐하는 아내와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우리 럭키를 위해 그정도는 해야하지 않나 생각하며 음악회를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11월 1일 D-day. 지금까지의 마음과는 달리 아침부터 많이 설레였습니다. 집이 여주인데 늦으면 안되는데 하며 걱정도 되기도하고, 1시간 30분을 예상하고 조금 일찍 출발하려고 했지만, 저의 지인 아버님 칠순잔치가 있어 그곳에 들렸다가 생각보다 많이 늦게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가는 중간에 첫째를 장모님에게 부탁드리고 가야했기에 마음은 더 조급해졌습니다. 3살인 첫째를 그냥 데리고 가자는 아내의 말에, 저는 그래도 음악회인데 그리고 분명 7살이하는 입장이 불가하다는 말은 들은터에 저는 안된다하고요. 급한 마음에 첫째를 내던지듯 처가집에 맡기고, 서둘러 죽전을 향했습니다. 마음은 3시까지 가야한다는 절박한 마음과 울먹거리는 첫째를 두고왔다는 마음에 머리가 많이 복잡해지더군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우리 둘째 럭키와 아내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니 다시 맘은 음악회로 돌아왔고 이내 조급해졌습니다. 3시 훨씬 전에 도착하여 시간되면 쇼핑도 하고 여유롭게 기다리고자 했던 계획은 온데간데 없고 제발 3시전에만 가자 했죠. 분당에서 신호라도 막히면 괜히 내 맘만 다급했죠.

암튼 신세계 백화점 주차장에 50분쯤 도착. 주차 안내하시는 분의 임산부를 배려하는 친절부터 오늘 분명 행복하겠구나 생각하게 되었죠. 드물게 보이는 임산부와 그 남편분들을 보며 늦지는 않았구나 안심하게 되었고, 음악회장에 와서야 제 시간에 도착했다는 또 다른 뿌듯함은 좋은 시간의 전조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직원들의 친절함에 우리 좌석을 쉽게 배정받고, 음악회장에 들어서는 순간, 뭐랄까 그 따뜻함이랄까 편한함 이랄까 이러한 느낌이 느껴지더군요. 사회보시는 분의 차분한 말씀에 마음도 편안해지고 음악회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음악회는 모든 것이 저의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대학시절(참고로 저는 올해40입니다) 수강하던 음악 교양과목 리포트 이후 라이브로 클래식을 들은 건 처음이었으니, 그 감동, 더욱이 사랑하는 아내와 나의 아기와 함께 이니 그 맘은 더 했겠죠? 가곡 ''명태''에서는 웃음을, 친정어머님께 편지 낭독하는 부분에서는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감동을, 우리에게 친근한 영화음악에서는 나도 모르게 속으로 흥얼거리게도 하고, 그리고 직원 분(홍보실 실장님??)의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 진행에는 이것이 억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럽고 친근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음악회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제가 ''우리 다음기회에 또 오자!''하니 아내의 말이 ''그럼 우리 세째 가져야 겠네'' 하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내년1월이 산달이니 다음 해피랜드 태교음악회에 오려면 세째를 계획해야겠더라구요.. 다음 세째를 갖게되면 그때 다시 해피랜드 태교음악회에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음악회를 준비하시고 노력해주신 해피랜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어제 음악회 정말 좋았고, 무엇보다도 한 회사가 자기 회사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그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임산부를 배려해주시고 이러한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심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