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생애 처음으로 엄마와 단둘이 함께한 해피랜드 태교 음악회★★★

2010년 11월 20일 그날은…
30년을 살면서 엄마와 단둘이 나들이 나온 것이 처음이라는 것이…참 부끄럽고 창피한..그러나 아주 큰 의미있는 하루를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늘 곁에 있던 엄마가 제가 임신을 하면서 더욱 소중하고 고맙게 느껴지는 건 이제야 철이드는 이유일 테지요. 그래서 엄마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 드리고 싶어서 음악회에 친정엄마에게 쓰는 편지에 응모를 했었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선정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엄마를 위한 깜짝 이벤트를 숨기고 20일 오전 일찌감치 음악회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다행히 날도 좋아 햇살도 따뜻한 하루였어요.
용인에서..안산까지…버스타고 갈아타고..또 버스타고..2시간이 넘게 걸렸네요. 만삭이라…살짝 힘들었지만가는 내내 깜짝놀랄 엄마를 생각하면서 가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더랍니다. 이때..살짝…함께 해주지 못한 남편이 어찌나 생각나던지..좋은 생각으로 났을까요..아님 원망이었을까요 ㅋㅋ 그건 비밀에 붙여두기로 했답니다. ^^

★음악회에 가면서 에피소드
주말에는 수원쪽을 지나는 길이 항상 막히는 것을 알고 있었던터라 2시가 음악회 시작이었지만 저는 10시에 출발하였습니다. 역시나 ㅋㅋ 많이 밀렸고 다행히 1시쯤 도착하여 미리 음악회장을 봐두고 엄마를 무사히(음악회 하는 줄 모르시고 계시는 상태였음) 모시고 올 수 있었습니다. 그날따라 태동도 얌전히 해주고 엄마가 들뜬 기분인걸 알았는지 뱃속의 튼튼이도 기쁜 마음으로 힘든 여정을 함께 잘 견뎌주었네요.
저는 너무 일찍온 것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훨씬 일찍 오신 해피랜드 스탭분들이 라인을 정리하고, 부스를 만드시며 이미 행복한 임산부들을 맞으실 준비가 끝나있었습니다. 어떤 행사는 사실 분주하고 준비도 잘 안되서 소란스럽고 그런데, 준비가 잘된 모습에 흐믓했습니다.

★엄마를 모시고 오면서 에피소드
이번 음악회에 오면서 사실 저희 엄마는 제가 이런 준비를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셨습니다. 제가 편지 낭독자로 선정이 되면서 그냥 “엄마, 토요일에 시간 좀 비워봐, 나랑 어디 좀 가자”했거든요. 눈치가 빠르신 저희 엄마인탓에 긴장의 나날이었습니다.
몸이 병약하셔서 밖으로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으시는 터라..마음이 조금 안 좋았지만, 그래도 좋아하실거라 믿으며 거짓말을 했네요.
역시나, 행사 전날 걸려온 한통의 전화
“딸랑, 꼭 가야되냐? 날두 춥고, 엄마 싫어…넌 평생 한번도 어디 가자고 안하더니 몸두 무거운 애가 어딜 가자는 거야” 라며 투덜대기 시작하셨습니다.
난감했죠..이를 어쩌나…”아우, 딸이 처음으로 좀 어딜 가자는데 그냥 가자. 나 애 낳음 언제 또 둘이 나간다고..그냥 좀 가”그랬지요.
왠일인지…알겠다며…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엄마도 몸은 조금 힘들지만 딸과 함께 할 시간이 기대는 되셨던 모양입니다. 그저 못 이기는 척 전화를 끊으신걸 보니 말입니다. 어린아이 같은 엄마가…새삼 다시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저는 한시간쯤 일찍 도착하여 음악회 장소를 봐주고 친정으로 다시 가 어머니를 모시러 갔습니다. 이렇게 엄마 몰래 모시기 007작전은 성공!

★해피랜드 태교음악회장 입성 에피소드
시간 안에 도착하여 음악회장쪽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우선 입장확인을 하고 좌석표를 받았답니다. 지정 좌석제라 혼잡하지도 않고 좋았습니다.
음악회장으로 들어가면서 엄마는 역시나 또 투덜대셨더랍니다. 다들 남편과 오는 건데 속았다면서 “이거 남편과 오는건데 너 남편 못 오니까 이거 엄마 대타로 델구 왔구만, 이럴줄 알았어, 아오 속았다”며 어찌나 억울해 하시는지..엄마랑 온 사람은 우리 밖에 없다면서 챙피하다고 고개를 숙이며 들어가셨어요. ^^ 왜 엄마랑 왔는지…모르면서 ㅋ
그저 깜짝 이벤트를 할 생각으로 저는 행복해 했습니다. 완전히 속으셨구나 ㅎ_ㅎ
시작 전에 화장실을 좀 가려고 나왔는데 앞쪽에 해피랜드를 비롯 계열사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해피랜드 계열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압소바도 있고, 프리미에쥬르, asb, 알로앤루 등 다양한 아가용품 계열사들이 10개 정도 된다더 군요.... 그래서 계열사 배너들도 한가득^^
생각보다 훨씬 큰 회사구나 싶으면서 전시된 아가 용품을 보니 또 사고 싶은 지름신이 도지기 시작했더랍니다. 엄마들의 마음..아시잖아요? 보면..사고 싶은거^^ 꾸욱 참고, 음악회장으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태교 음악회 시작!!!
태교음악회가 시작했답니다. 사회자로 영화배우이자 전문MC라는 이상혁님이 나오셨답니다. 잘생긴 외모..영화배우는 같구나..싶은데 어디서..봤더라..고민을 좀 했네요^^;;
공연무대 뒤에는 프로젝터화면이 있어서 친절하게도 모든 곡마다 설명이나 가사 작곡자에 대한 정보같은것 들을 띄워주셨답니다. 그래서 참 좋았어요~그냥 음악만 듣는 것이 아니라 곡에 대한 내용이며 작곡자며 그 뒤에 깔린 배경을 알고 들을 수 있었답니다. 2부에 영화음악이 나올때는 뒤에 화면에 영화장면들도 흐르고 엄청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엿보이더라구요. 새심한 배려와 중간중간의 프로그램들이 잘 짜여진 것 같아 정말 좋았습니다.
공연은 [이모션 콰르텟]이라는 앙상블 연주 팀이 1,2부 연주를 해주셨는데요.
1부는 유명한 클래식연주에 오페라, 뮤지컬음악의 성악으로... 2부는 영화음악 위주로 연주를 해주셔서 친숙하면서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

★1부,2부 중간의 스페셜타임!
2곡이 끝나면 사회자님이 등장을 하셔서 다음 곡을 소개해주셨습니다.
그냥 쭉~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사회자님의 능숙한 운영으로 재미있는 스페셜 타임들이 준비되어 진짜 좋았습니다. 지루하지도 않고..벌써 끝났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1부 중간에는...멀리서 오신 분에게 사은품을 주기도 했고, 그 중에 한분을 무대로 불러 프로포즈의 시간을 가졌답니다. 예쁘고 풍성한 꽃다발까지 준비해 주셨더라구요. 남편과 오지 못한 저는 조금 아쉬웠지만, 옆자리 내내 웃으시면서 앉아계시는 엄마에게 고마워했답니다.
2부 중간드디어…저의 순서가 왔습니다.
친정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시간이었지요.
저는 이름이 호명되자 앞으로 나갔습니다. 엄마는 깜짝 놀라시며 “야, 너 왜나가”하시며 어리둥절해 하셨어요. 저는 두다리가 후덜거리며, 그렇게 긴장이 될 수 없었습니다.
사회자 분이 준비된 편지를 읽으라고 마이크를 주셨는데….왠걸…
그때부터….손이 떨리고…벌써..목이 메여…목소리가 안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부끄러웠지만…어둠 속에서…살짝 보이는 엄마의 얼굴과 편지를 번갈아 보니…왜이리 가슴이 벅찬지…알 수 없는 묘한 기분에..그저 눈물이 났습니다.
음악이 흐르고..저는 편지를 읽어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떨리는 음성으로 엄마의 이름을..처음으로 불러봤습니다…
“30년 동안 주현이 엄마로 살아온 박정숙씨께…” 엄마의 이름을 부르자..참았던 눈물이 흘렀습니다.그렇게 편지를 다 읽는 동안 어둠 속이었지만 엄마의 얼굴을 보니..엄마는 어느새…고개를 숙이고 울고 계셨습니다.
속아서 왔다며 투덜대던 자신이 미안했던 것인지…아니면 깜짝 이벤트로 감동을 준 것이 고마워서 인지…그것도 아니면...지난 시간들이 다 떠올라 감정에 휩싸이신건지...그렇게 내내 울고 계셨습니다.
해피랜드에서 준비해 주신 예쁜 꽃다발도 받으시고,
엄마와 저는 처음일까요….뜨거운 포옹을..했습니다..30년 동안 살면서..제가 엄마를 그렇게 안아준적이 있었을까…없었던거 같습니다. 어느새 제가 엄마보다도 더 커있다는 걸 새삼 느끼면서…엄마를 안았을때..저는 참 미안했습니다…객석에서는 저와 같은 마음으로 함께 눈물 흘리신 산모들이 많았는데요. 오늘 단 하루만이라도 여기 참석하신 모든 딸들이 집에가서 엄마의 이름을 불러주며 사랑한다고…꼬옥 포옹해 주는 시간을 갖길…바랐습니다.

딸이라는게 그렇더라구요. 잘하고 있다..나 같은 딸 없다 하면서도..사실 돌이켜 보면, 엄마 마음 하나 잘 이해해 주지 못해 싸우고 다투고…사랑한다…하면서도 말로 하지 못해 오히려 투덜대는…그래서 포옹한번 재대로 해주지 못한…그런 딸이었더라구요.
진심으로…진심으로..감사합니다. 저에게, 그리고 엄마에게…정말 잊지 못할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주셨어요.

★공연이 끝나고
공연이 끝나고 나가는 길에 사은품 쇼핑백을 받았습니다. 핑크 봉투와 파란 봉투가 있다면서 ^^ 센스있게 나누어 준비해 주신 배려에 또 감동했네요.
너무나 귀여운 베넷저고리와 턱받이가 있었습니다. 엄마와 저는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두 손을 꼬옥 잡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좋은 음악회에 사은품까지 준비해주신 해피랜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원래도 압소바 회원이었지만, 앞으로는 더욱 열혈 회원이 될 거 같네요^^
2010년 11월 20일..아주 특별한 오후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