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8년 그리고 결혼, 결혼 후 3년...
이제야 아이를 갖고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아가고 있네요.
아이가 없는 그 시간들을 어떻게 지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요즘이 행복하고 새로워요.
그래서 신랑과 같이하는 태교에 열중인 요즘인데, 그래서 더욱 태교음악회가 당첨되길 바랬죠.
신랑에게는 당첨문자도 오기전에 다른약속 잡아두지 말라고 날을 잡아두고는 기다렸는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좋은 추억을 선물해주셨어요.

날씨는 어디 놀러가기 딱좋은 가을날씨에 신랑 손잡고 조금 일찍 출발을 했어요.
장소는 경기 중소기업 지원센터라는데 아마도 광교의 한참 지어지는 아파트들 사이의 그 곳이었나봐요. 중간에 길이 잠시 밀린거 빼고는 버스타고 한번에 가게되서 많이 편했어요 ^^

좀 일찍 출발해서 도착하니 한 50분 남았더라구요.
경기 중소기업지원센터 주변이 한산하니 나무가 주변에 좀 있고 그늘도 있고 해서 잠시였지만 신랑과 데이트를 했지요.

공연장 입구에는 귀여운 아가들의 해피랜드 광고 사진과 아기들 옷, 유모차(이 유모차가 경품이었어요 ㅎ), 아기띠 등이 전시가 되어 있어서 잠시 구경도 하고, 옆으로는 산모들에게 나눠주는 기념품 보따리!!
아~~ 사진을 못올리는게 아쉽네요.
아들일지...딸일지.. 물어봐서 나눠주시는데 ㅎ 정말 귀여운 턱받이랑 배넷저고리였어요.
그리고 작은 아기용 로션샘플과 맘&앙팡과 앙팡스 육아잡지, 해피랜드 30% 구매우대권 ㅎㅎ
뭐 잡다하게 아기로션 샘플, 세제 샘플...그런거 주는 것보다 저는 훨씬 좋았어요.
배넷저고리도 톡톡한 원단이고 무엇보다 턱받이가 참 맘에 들더라구요.

좌석번호를 따로 받는 것은 아니고 그냥 입장을 해서 좌석 배정을 받았어요.
좌석은 푹신하고 옆에 작은 책상도 곁들여져 있어서 여태 다닌 산모교실 통털어 가장 맘에 들었어요. 장시간 앉아있어도 불편하지 않고 책상을 꺼내 잠시 기념품으로 주신 잡지도 봤죠.

진행을 하시는 분이 본인 소개를 하실때마다 "영화배우 전문MC 이상혁입니다."라고 하시는데 전 사실 계속 개그맨 변기수 씨가 생각났어요 ㅎ 생김새도 그렇고, 유머러스 하신 것도 그렇고 ㅎㅎ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눠서 진행이 됐어요.
1부는 클래식 연주와 성악 공연, 2부에는 영화 ost 중심의 귀에 익숙한 음악들의 연주 공연이었어요.
연주를 해주신 분들은 이모션 콰르텟이라고 클래식을 연주하는 뮤지테라피 연주 단체라고 하는데, 뭔가 자신만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악기를 가지고 저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는게 참 부러웠어요. 꼭! 우리 아이에게도 아이가 좋아하는 악기를 하나쯤 갖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교로 태담과 음악을 주로 듣는데, 그중에서도 저는 첼로 소리를 참 좋아해서 바흐의 곡들을 좀 찾아서 듣는 편이었어요.
오늘 들은 곡중에 G선상의 아리아는 첼로의 그...손가락으로 튕겨서 내는 소리를 피치카토(?)라고 하나요? 그 소리를 참 좋아하는데 실제로 연주하시는 분을 보면서 감상하니 CD로 들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이더라구요. 제가 좋아하니 뱃속의 아이도 그 곡을 가장 맘에 들어 하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곡에 대한 설명을 뒤에 프로젝트 빔으로 쏴주셔서 상세히 설명도 해주시는 세세함으로 음악에 대한 정보도 얻어 갈수 있었어요.

1부 후반부에는 소프라노 김상혜 님의 협연이 있었는데요.
임신 4개월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그분 뱃속의 태아가 참 행복하겠구나 싶었어요.
엄마의 목소리가 참.... 곱더라구요 ㅠ.ㅠ
전 가끔 동요를 불러주곤 하지만, 아이가 제 목소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푸치니의 곡 두곡을 불러주시는데 곡에 대한 쉬운 설명을 덧붙여 주셔서 듣기가 훨씬 편했어요.
끝나고는 뒤에서 힘차게 "brava"를 외쳐주시는 어느 남편분... 그분도 참 멋지셨어요 ㅎ
진중한 클래식 음악회 라기 보다는 편하게 태아랑 엄마가 즐기는 음악회니 그런 분위기가 더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1부 후에는 잠시 휴식시간동안 떡과 음료수를 나눠주셨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떡이....
음료수는 사실.... 산모들이 마시기엔 너무 달았어요 ㅠ.ㅠ
우유나 두유 같은 걸로 주셨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떡은 달지도 않고 따뜻해서 정말 맛있었거든요.

2부 공연에는 영화 ost 곡을 연주해 주실때 뒤로 영화의 주요장면들이 흘러나오더라구요. 중간중간 음악도 듣고 그 영화를 봤을때 그때의 감성에 젖어 감동이 더 하더라구요.
특히 문리버는 창가에 오드리 햅번이 창가에서 기타치는 명장면이 나왔어요. 친숙한 음악들을 직접 연주로 들으니 더 가슴에 와닿는 것 같았어요.
1부에서는 바이올린 세분과 첼로 합주였는데, 2부에서는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치시는 분도 같이 연주를 해서 더욱 풍성한 음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재즈왈츠곡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인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고 이은주씨가 석양에서 이병헌씨와 콧노래로 부르며 왈츠를 추던 장면이 떠올랐어요.
앵콜곡까지 챙겨서 듣고도 아쉬움이 남는 그런 연주였어요.

그렇게 공연이 끝나고 경품추첨을 했는데....
총 참여한 산모들 인원에 비해 좀 약한 경품이었네요 ㅎ
뭐 그래도 축하해줄분들에게는 착실히 박수치고 기념품이 맘에 들어 서운함이 많지는 않았어요 ㅎ

첫째로, 항상 바쁜 신랑과 토요일을 알차게 보낼수 있어서 좋았고요.
아이에게 즐거운 마음과 행복한 시간을 선물한 것 같아서 더욱 좋았어요.
연주하는 분들의 풍부한 감성까지 전달되는 거리에서 감상할 수 있어서 아주 운이 좋은 음악회였어요.
또, 연주회 뿐 아니라 감성적인 편지읽는 시간까지 있어서 풍성한 느낌의 공연이었습니다.
게다가 맘에드는 기념품에 돌아오는 발걸음이 아주 좋았네요.

그래도, 이 태교음악회는 계속 진행될거니까, 다음 산모분들 좀더 나은 음악회가 되게끔 제가 느낀 불편했던 점을 말씀드리면,
클래식 연주라는게 좀 딱딱한 느낌이 들 수 있는데, 태교음악회라고 무조건 클래식이 좋다 나쁘다 라는 것을 얘기하려는게 아니라, 이 보다 좀더 편한 분위기였으면 어땠나 싶어요.
연주하시는 분들과 공감하게끔 가벼운 인사 정도라도 해주셨으면 어땠나....하네요.
사실 바이올린을 켜시는 세분이 계셨는데 그저 세분 이름만 적혀있어서 어느분이 어느분인지 알수가 없고, 또 제가 볼때 제일 왼쪽에 계신분의 표정과 연주가 참 맘에 들었는데, 그분의 이름이나 목소리 정도 듣고 싶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연주도 듣는다면, 그냥 CD같이 틀어주는 음악이 아니라 서로 공감하면서 교감할 수 있는 음악회가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연주회가 처음 시작하기 전에 진행하시는 분께서 먼저 한분 한분 소개를 해주시고 좀더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주신다면 연주가 끝나고의 감동도 훨씬 표현하기 쉽지 않을까 싶네요 ㅎ
그리고 위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음료수... 너무 달았어요;(못마셨어요 ㅠ.ㅠ 저만 그런건 아닌것 같고요. 옆에 계신 분도 달다고 안드시더라고요.)
또, 이건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는 건데... 경품이 아주 작은거라도 좋으니까 좀 여러개였으면 좋겠어요. 그게... 사실 ㅎ 로션 샘플을 하나 받더라도 왠지 큰 선물 받은 기분이 들게 되거든요 ㅎ

아 사진을 곁들여서 재밌게 하고 싶어 몇장 찍어왔는데, 여긴 올리지 못하네요. 아쉽게도 ㅎㅎ
그래도 멋진 추억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