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태교음악회에서 좋은 시간을 갖고자 신청했었는데 갑작스럽게 남편 회사에서 1박 2일로 직원들과 야유회 일정이 잡혀서 저 혼자 가게 되었어요.

과천에서 버스 타고 사당역까지 가서 사당역에서 광역버스 7000번을 타고 수원으로 가는 길...
수원 시내에서 엄청 막히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날 월드컵 경기장에서 축구 경기가 있었나 보더라구요. (행사장에서 직원분께서 그날 또 수원에 행사가 있어 교통 통제 때문에 유독 막혔다고 하네요.)
제가 좀 빡빡하게 집에서 출발하긴 했지만 아주대 버스정거장에 도착하니 이미 행사 시작 시간을 넘기고 있었어요.
720-2번 버스로 갈아탄 후 경기도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입구에서 내렸는데 다행히(^^;;) 저처럼 혼자 오신 임산부 동지들이 여기저기 보이더라구요.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건물들이 많아서 행사하는 곳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중간 중간에 배치되었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늦어서 마음이 급한 배 부른 산모들이 어느 건물로 들어가야 할 지 몰라 우왕좌왕 했었어요.

행사장 3층으로 들어서니 이미 음악회가 시작되어 중간에 들어갈 수 없어 밖에 앉아 대기했구요
간단히 본인 확인하고 태교음악회 안내책자와 앙팡스 잡지, 맘&앙팡 잡지, 해피랜드 패밀리 카드, 영 키토 베이비로션 샘플....그.리.고! 예쁜 배넷저고리, 턱받이를 성별에 맞게 받았어요.

마침내 중간에 입장하게 해주셔서 자리에 착석했어요.
임신 4개월 되셨다고 하신 능력자(^^;;오신 분들은 왜 능력자이신지 아실 것임) 소프라노 김상혜님이 푸치니의 ''Quando mem vo'',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를 불러주셨어요.
얼마 전 케이블에서의 "오페라스타" 영향 때문인지 이젠 오페라가 대중적이고 친숙하게 느껴졌어요. 임신하고 노래 부르면 배에 힘이 들어가서 아기에게 안좋지 않을까 생각했던 저에게 예비맘이신 소프라노 김상혜님이 아기에게 더 없이 좋은 태교를 하시는 것 같아 보기 예뻤어요.

쉬는 시간이 되자 해피랜드에서 마련해준 따끈따끈한 단호박떡과 음료수.
정말 세심함에 감탄했어요. 산모교실 여러군데 다녀봤는데 간식 챙겨주는 산모교실들이 있었지만
이렇게 행사시간에 맞춰 성의있게 준비해준 곳은 처음이었네요.
그리고 부족하면 더 받아가라는 직원분 말씀에, 참석은 못했지만 야유회에서 돌아와서 저를 픽업하려고 주차장에서 대기중인 남편도 주려고 하나 더 받아왔네요. ^^

맛있는 떡과 음료수를 먹으면서 홀에 마련된 해피랜드 한지섬유사로 만들어진 아가옷을 구경했는데 촉감이 보들보들 하더라구요. 연약한 아가피부를 위해 시접부분이 바깥쪽에 있구요 아가옷이라 그런지 앙증맞고 넘 예뻐서 우리 쌍둥이들 옷은 행사 당일에 받은 해피랜드 30프로 할인쿠폰으로 질러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ㅋㅋ

2부 시작과 함께 제가 좋아하는 영화음악을 "이모션 콰르텟" 연주단이 연주해주셨어요.
영상과 함께 "문리버", "예스터데이", 제가 좋아하는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영화 ''미션'' ost - "가브리엘스 오보에", "시네마천국" 메인 테마...
전 엔니오 모리꼬네의 영화음악이 좋아서 결혼 며칠을 앞두고 혼자 공연 관람 다녀올 정도 였어요.
쌍둥이 임신 8개월이라 몸이 무거운데 수원까지 태교음악회를 가려고 마음 먹은 건 다시 한번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을 현장에서 라이브로 우리 둥이들에게 느끼게 하려는 엄마의 마음이었어요. 영화 영상과 함께 잔잔하게 오보에 선율이 정말 감동적으로 와닿았네요.
영화 ''여인의 향기'' ost와 쇼스타코비치의 ''재즈왈츠'' 도 좋았어요. <재즈왈츠>는 일본 애니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도 삽입됐다고 영상에 자막으로 나왔는데 음악회만 했으면 딱딱했을 법도 했지만 영상도 함께 준비해주셔서 전반적으로 음악회가 기대 이상이었어요.
앵콜곡으로 뉴에이지곡 "봄의 왈츠"도 익숙한 곡이었는데 좋았구요.

음악회 중간 중간에 사회자 (영화배우겸 전문MC) 이상혁 님의 멘트들 재치있고 재미있었어요.
경품 대신 선물의 기회를 주기 위해 "독특한 아기 태명을 가진 분", "오늘 생일이신 분", "남편과 나이 차이 많이 나시는 분" 등등 사회자 권한으로 소소한 이벤트들도 재미있었구요.

어느 예비맘께서 친정엄마께 쓴 편지를 무대에 나와서 읽을 땐 친정엄마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
기도 했답니다. 여자는 임신하고 출산하면 친정엄마 생각이 많이 난다잖아요. 두 아이의 엄마가 되려니 저를 낳고 이때껏 힘들게 키워주신 친정엄마께 감사함과 미안함의 양 감정이 교차하는 요즘이었는데 아니나 달라 제 주변에 앉으신 산모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인지 여기저기서 눈물을 닦으시더라구요. ^^

마지막으로 경품 추첨이 있었어요. 해피랜드 상품권과 카시트, 유모차가 있었어요.
저에게 경품운은 역시나 없었지만 즐거운 태교를 했던 좋은 시간이었어요.
다만 경품추첨시 쬐끔 아쉬운 게 있다면 경품의 기회를 조금 더 많은 분들에게 주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인원수에 비해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도 기본 사은품으로 턱받이와 배넷저고리를 득템해서 너무 흐뭇하네요. ^^
후기가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토요일에 정말 뿌듯한 시간 보낸 것 같아요.

아참, 태교 음악회 안내 책자에 출산준비 목록이 있는데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지만 본사에서 하나하나 세심하게 준비 많이 하신 것 같더라구요.
이 시간을 빌어 엄마와 뱃속 아기들에게 좋은 시간 만들어주신 해피랜드 관계자분들 수고 많이 하셨구요 정말 감사드려요. ^^

-과천에서 금동이 금복이 쌍둥이 엄마가-